몰랐던 세상을 탐험하는 가장 쉬운 방법
지난해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이 들어왔어요. 오픈채팅을 친구 추가 없이도 많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만 설명하기엔 너무 아쉬워요. 오픈채팅에서 찾을 수 있는 대화 주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생겨나고 무한대로 펼쳐지고 있거든요. 더 많은 분이 일상을 마치 여행처럼 즐길 수 있도록 오픈채팅을 만들어가는 담당자 두 분을 만나 오픈채팅 속 세상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 관심사가 같다면 누구든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요?
셀: 안녕하세요, 오픈채팅의 검색과 탭 기능을 담당하는 서비스 기획자 cell(셀, 윤대원)입니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오픈채팅을 더 쉽게 찾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만들고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지: 안녕하세요, 오픈채팅 콘텐츠 담당으로 다양한 탭의 운영을 담당하는 jee(지, 차지현)입니다. 오픈채팅이 세번째 탭으로 오픈할 때부터 다양한 주제별 대화방을 큐레이션해서 소개하는 등 오픈채팅에서 더 많은 대화 참여를 위한 콘텐츠를 기획·운영하고 있어요.
🎙오픈채팅은 2015년 8월 출시됐어요. 당시 출시하게 된 배경이나, 출시 후 분위기가 궁금해요.
셀: 원래 카톡은 전화번호를 아는 지인 중심으로 대화할 수 있었는데 중고거래가 많아지던 시점에 친구 추가 없이 링크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뜻밖에 다양한 주제의 대화 용도로 많이 사용해주시면서 검색이나 커뮤니티 기능들이 추가됐고, 현재의 오픈채팅이 되었어요.
"오픈채팅에서는 10대의 힘이 느껴져요.
오픈채팅에서 뜨는 키워드를 보면
확실히 10대 관심 주제가 많거든요.
연령과 관계없이, 재테크, 게임, 음악,
미션 인증방, 셀프 칭찬방, 절약방 등은
오픈채팅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주제예요."
🎙 요즘 10대들은 일반채팅보다 오픈채팅을 더 많이 쓴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연령별로 사용성도 매우 다를 거 같아요. 시즌의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지: 오픈채팅에서는 10대의 힘이 느껴져요. 과목별 질문방, 고민방, 로블록스 등의 게임방 등 새로 생겨나는 방이나 오픈채팅에서 뜨는 키워드를 보면 확실히 10대 관심 주제가 많거든요. 시험 기간이 되면 '공부해야지, 잠이 옵니까'라는 주제에서 서로 공부 인증하고, 자극 짤도 올리고 밤새 대화가 오가요.
셀: 10대 이용자는 연말연시와 방학시즌에 가장 활발해요. 입학 시즌에 새로운 방들이 많이 생겨나고, 방학 시즌에 대화가 많은 편이에요. 연령별로 20대는 취업준비,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ootd(Outfit Of The Day, 오늘의 옷차림) 등으로 다양한 채팅방들이 있습니다. 30, 40대는 자동차, 육아 정보방, 50, 60대 이상은 좋은 글이나 건강 정보방이 인기 있어요. 연령과 관계없이, 재테크, 게임, 음악, 미션 인증방, 셀프 칭찬방, 절약방(일명 거지방) 등은 오픈채팅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주제예요.
🎙 오픈채팅은 실시간 대화로 이뤄지니까, 요즘 트렌드에 따라 생겨나는 방들도 많을 것 같아요. 오픈채팅 대화 주제에도 트렌드가 있나요?
지: 요즘은 관심사가 굉장히 다양하기도 하고, 세분화되는 것 같아요. 방장분들이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주제에 적합한 멤버를 잘 모집하고 관리, 운영하는 디테일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고요. 이전부터 인기 있는 지역 맛집 방은 찐 맛집 정보가 오가고 있고요. 요즘은 맛집 중에서도 김밥, 떡볶이부터 소금빵까지 한 종류 음식만 파고든 모임도 있어요.
점메추(점심 메뉴 추천), 저메추(저녁 메뉴 추천)처럼 메뉴 추천하는 방도 있고, 오직 음식사진만 올리는 인증 방도 활발해요. 같이 음식을 먹으러 원정대를 꾸리거나, 빵지순례, 카페투어를 떠나는 방도 있고요. 음식 하나로도 여러 개의 키워드로 파생됐어요. 이런 식으로 게임이라고 해도 특정 게임마다, 아이돌 팬덤방은 멤버별로 있는 경우가 더 많아요.
✈️ 느슨하지만 촘촘하게 펼쳐지는 더 넓은 세상
🎙 지난해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탭을 런칭하면서 ‘오픈채팅 Lite(라이트)’를 새롭게 선보였어요. ‘오픈채팅 Lite’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셀: ‘오픈채팅 Lite’와 기존 오픈채팅방의 차이점 중 하나는 참여 인원이에요 오픈채팅은 최대 1,500명이 모여 대화를 나누지만, ‘오픈채팅 Lite’의 참여 인원은 무제한이에요. 방장도 따로 없죠. 오픈채팅방에 들어가긴 부담되지만, 대화는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거예요. 매일 색다른 주제로 가볍게 참여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광장'을 생각하고 기획했어요. 축구 길거리 응원에서 잘 모르는 사람과도 다 같이 모여 응원하는 것처럼요.
지: 방에 들어가지 않고 어떤 대화를 하는지 이전 메시지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고, 메시지를 쓰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보고 즐길 수 있는 대화방이에요. 남녀노소 누구나, 심심할 때, 친구를 기다리거나 자투리 시간이 날 때 보셔도 좋고, 그러다 부담 없이 대화에 참여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 끝말잇기, 밸런스 게임, 직장인 수다방 등 누구든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오픈채팅 Lite’가 있더라고요. 사용자들이 직접 만드는 오픈채팅과는 다른 ‘오픈채팅 Lite’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지: 현재 약 300개 정도의 ‘오픈채팅 Lite’을 운영하고 있어요. 공통 관심사를 찾기 쉬운 연령별, 직업별 수다방을 처음 열었고, 대화가 필요한 상황을 생각해 ‘심심할 때’ ‘‘잠이 오지 않는 때' 같은 주제를 운영하기도 했어요. ‘MBTI는 과학이었다', ‘당연한 사실 중대 발표' 처럼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에 맞춘 대화방을 열어 반응을 보기도 하고, 호시탐탐 가볍고 재밌게 놀 수 있는 주제를 찾고 있기도 하고요.
1년 365일, 봄, 여름, 가을, 겨울, 방학, 시험 기간, 졸업, 꽃이 피고 지고, 눈이 내리는, 우리 일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주제가 돼요. 저희는 발견을 위해 노력할 뿐이죠. ‘끝말잇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잠깐 심심할 때 참여할 수 있는 인기 주제 중 하나고요. 하나의 큰 주제 하위에 관련된 대화를 할 수 있는 채널을 추가하는 식인데, ‘밸런스 게임'에는 부먹 vs. 찍먹 같은 전형적인 질문부터 ‘휴양지 vs. 관광지' 등 하위에 무수히 많은 채널이 생겨나고 있어요.
"새롭게 선보인 오픈채팅 Lite는
오픈채팅방에 들어가긴 부담되지만
대화는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거예요.
매일 색다른 주제로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광장'을 생각하고 기획했어요"
셀: ‘이스터에그’(easter egg)라고 하는데 특정 단어를 쓰면 글자 색이 바뀌고 모션이 생기는 기능을 숨겨 놓았어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처음 시작했는데, 설날에는 이스터에그를 활용해 ‘덕담 뽑기'를 하기도 했어요. 미리 정해둔 키워드를 입력하는 순간, 새해 덕담이 ‘뿅'하고 나타나는 거죠.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는 놀거리를 만들어 주제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거예요.
🎙대화 없이 사진만 공유하는 방식의 ‘고독방’은 오픈채팅에서만 가능한 대표적인 유형의 방이 아닐까 싶어요. 고독방처럼 오픈채팅에서 시작된 대화 트렌드는 또 뭐가 있나요?
지: 2018년도에 처음 ‘미식한 고독가'라는 방이 생긴 걸 처음 발견했다고 해요. 당시 서울대 미대 학생들이 유명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가져온 이름을 붙인 방을 만들어 혼자 밥 먹은 사진을 올리면서 시작된 걸로 알고 있어요. 이후 ‘고독한 고양이’ 방이 생겨나고, 이어서 ‘고독한 박명수'처럼 웃긴 사진을 공유하는 방이 생기더니, 팬덤을 중심으로 한 연예인 방까지 순식간에 퍼졌다고 해요.
실제로 연예인들이 본인의 고독방을 직접 찾아갔다가 본인 인증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오픈채팅이 팬들과 소통하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하는구나 싶고 담당자로서 감사한 마음이죠. 그 외에도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절약을 권장하는 ‘절약방(일명 거지방)’, SNS에 올릴 노래, 춤, 웹툰, 소설 등 하나의 콘텐츠를 여럿이 완성하기 위한 ‘합작방’, 오픈채팅의 음성 대화 기능인 보이스룸을 켜놓고 자는 ‘켜잠'은 오픈채팅이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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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서비스인만큼 그 환경을 구축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나요?
셀: 공개 게시판 성격의 오픈채팅 Lite에서는 욕설과 비속어 등을 AI 기술로, 선별적으로 정확하게 가려주는 ‘세이프봇' 기능을 적용했어요. 대화에 참여한 모두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요. 그 결과 실제로 욕설 댓글이 상당 부분 감소했고, 사용자 반응도 긍정적이에요. 오픈채팅 사용자는 점점 늘고 있고, 나누는 대화와 정보량도 증가하고 있어요. 관심사로 모인 분들이 정보를 나누면서 친해질 수 있도록, 정보는 쉽게 공유할 수 있으면서 스트레스는 받지 않도록 앞으로 계속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할 예정이에요. 오픈채팅만의 개성 있는 기능도 고민하고요.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절약을 권장하는
‘절약방’, SNS에 올릴 노래, 춤,
웹툰, 소설 등 하나의 콘텐츠를
여럿이 완성하기 위한 ‘합작방’,
오픈채팅의 음성 대화 기능인
보이스룸을 켜놓고 자는 ‘켜잠'은
오픈채팅이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두 분은 어떤 오픈채팅방에 참여하고 있나요? 직접 경험해 본 오픈채팅의 특장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셀: 여행 준비할 때는 물론이고 여행 중 현지에서 정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최신 정보는 검색으로 찾을 수 있지만, 대화로 당장 궁금한 걸 묻고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 오픈채팅이라 가능해요. 게임을 하다가 궁금한 걸 물어볼 때도 도움받고 있고요. 취미로 스윙 댄스를 배울 때, 같은 기수끼리 오픈채팅을 만들어 정보를 나누고 소통했어요.
지: 저도 셀처럼 여행방을 잘 사용하고 있고요. 독서방과 우리 동네 톡파원방도 애정하는 방이에요. 천 명이 넘는 사람이 있는 고독한 독서방에 올라오는 문장과 추천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뻐요. 수원 톡파원방도 열심히 참여 중인데, 수원 스타필드에 지금 사람이 많은지 여기 물어보면 알 수 있어요.
💥함께 나눌수록 재미와 의미가 커지도록
🎙이번 파리 올림픽 때는 오픈채팅탭에 ‘Go! PARiS’ 탭을 열고 경기 일정이나 메달 정보도 볼 수 있게 준비하셨어요.
셀: 오픈채팅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쉽게 모이고 대화하는 것을 지향해요. 카타르 월드컵 때도 수천 명이 동시에 응원할 수 있는 오픈채팅 Lite를 개설해 함께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어요. 축구가 경기 시간 화르륵 불타오르는 화제인 반면, 올림픽은 대회기간 지속되는 이벤트라서요.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대화가 이어지려면 메달순위나 올림픽 소식같은 대화 소재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지난 4월 푸바오가 중국으로 송환될 때, 푸바오탭을 만들었던 것처럼 전국민적인 관심을 끄는 이벤트가 있을 때나, 실시간으로 지역 정보를 공유하면 좋을 집중호우나 폭염 같은 이슈가 있을 때도 오픈채팅 상단의 내 채팅방 옆에 별도의 탭을 구성하고 있어요.
🎙오픈채팅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지: 지금 내 관심사와 필요성을 기반으로 하는 느슨한 연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채팅방에 들어감과 동시에 바로 대화할 수 있어 편하고요. 지인과 대화하는 채팅방은 현실에서의 ‘나'와 연결된 강력한 연대라면, 오픈채팅은 과거의 나에서 이어지지 않은, ‘지금, 이 순간’ 나의 관심이나 필요한 주제를 기반으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지금의 나는 취업 준비에 관심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고양이나, 러닝에 관심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내 관심사에 맞게 참여하고 떠날 수 있는 느슨한 연대라 계속해서 바뀌어도 부담 없고, 있으면 훨씬 좋은 필요한 연대라고 생각해요.
"오픈채팅은 대중적인 주제는 물론이고
정말 소수의 사람만 아는 마이너한 주제까지,
전부 커버할 수 있는 서비스예요.
어떤 주제로 대화하고 싶은데
얘기할 사람이 없을 때,
오픈채팅에 와서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오픈채팅 서비스를 담당하시면서 새롭게 발견한 게 있나요?
지: 세상에는 정말 많은 관심사가 있다는 걸 매일 발견하고 있어요. 그냥 많은 수준이 아닌 심해처럼 깊어요. 담당자인 저도 어떤 주제의 오픈채팅방이 있는지 다 알 수 없을 정도예요. 오픈채팅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없어지니까요. 더 많은 분이 참여하는 오픈채팅방 한두 개는 갖고 있는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걸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함께 하면 정보도 의미도 더 커지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럴 때 가장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오픈채팅이면 좋겠습니다.
셀 : 쓸 때마다 따뜻한 인류애를 발견해요. 해외여행 중 해가 저물 무렵 급하게 숙소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오픈채팅에 물어본 적이 있는데, 바로 정보를 공유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다른 분의 질문에 답하기도 하고요. 모르는 사람들과 이런 따뜻함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놀라워요. 오픈채팅은 단 4~5명만 모여도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서비스예요.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트렌드는 물론이고, 마이너한 관심사들까지, 어떤 주제로 대화하고 싶은데 얘기할 사람이 없을 때, 오픈채팅에 와서 공통점을 가진 사람을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발행: 2024년 8월